주 1회 주사로 살을 빼면, 끊었을 때 정말 다시 찔까요?
요즘 "마운자로", "젭바운드"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된 주 1회 비만 치료 주사,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에 대해 들어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실제로 이 약을 맞으면 체중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궁금한 것 — 약을 끊으면 어떻게 되는지 — 에 대해서는 막상 정확히 아는 경우가 드뭅니다.
최근 국제 학술지 Cureus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여러 개의 개별 연구를 정해진 규칙에 따라 폭넓게 찾아서 신뢰할 수 있는 것만 골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연구 방법입니다)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했습니다.
이 연구는 26편의 논문, 즉 8건의 대규모 3상 임상시험(신약이 실제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마지막 단계에서 확인하는 임상시험입니다)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이루어진 관찰 연구, 장기 추적 연구 등 11개의 독립된 연구를 종합한 결과물입니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지부터, 얼마나 유지되는지, 그리고 나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인지까지 차례로 짚어드리겠습니다.
이중 호르몬 주사, 몸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티르제파타이드를 이해하려면 먼저 '인크레틴'이라는 호르몬을 알아야 합니다.
인크레틴은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되어 췌장에게 "인슐린을 내보내라"고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으로, 몸 안에서 식사 소식을 전하는 전령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인크레틴 호르몬이 바로 GLP-1과 GIP입니다.
기존의 비만·당뇨 치료제들은 대부분 GLP-1 수용체 하나만 자극했습니다.
수용체란 세포 표면에 있는 자물쇠 같은 구조물이고, 이 약물은 그 자물쇠에 꼭 맞는 열쇠처럼 작용해 세포에게 특정 신호를 전달합니다.
반면 티르제파타이드는 세계 최초로 GLP-1과 GIP, 두 개의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주 1회 주사제입니다.
이렇게 두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몸속에서 동시에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식욕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높여 식사량을 자연스럽게 줄여줍니다
- 위에서 음식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춰 배부름이 더 오래 지속되게 합니다
- 인슐린 분비는 늘리고,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은 줄여 혈당 조절을 돕습니다
- 인슐린에 대한 몸의 반응성(민감도)을 높이고, 지방 대사에도 관여합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이중 수용체 작용이 GLP-1 단독 작용제보다 식욕 조절과 지방 감소 효과를 더 크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티르제파타이드는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다가, 이후 비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며 체중 관리 목적으로도 여러 나라에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72주 동안 체중이 실제로 얼마나, 어떻게 줄었을까요?
가장 궁금하실 핵심 수치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연구가 종합한 여러 임상시험에서 티르제파타이드를 투여받은 성인들은 72주(약 1년 4개월) 시점에 평균 약 21%의 체중 감량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체중 90kg인 성인을 예로 들면, 이론적으로 약 19kg가량이 줄어드는 규모입니다.
이 감량 효과에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용량 의존적(dose-dependent)이었습니다.
즉 투여 용량이 많을수록 체중 감량 폭도 더 컸다는 뜻으로, 용량을 조절하며 개인에 맞게 효과를 높일 여지가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둘째, 감량 효과가 지속적(durable)이었습니다.
일시적으로 살이 빠졌다가 금방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계속하는 동안 감량된 체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치료를 중단하면 체중이 점진적으로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비만이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국제 학회들의 관점과도 일치하는 결과입니다.
실제로 유럽비만학회(EASO),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미국당뇨병학회(ADA) 등은 비만을 "복합적인 신경내분비·대사·환경·행동적 요인으로 인해 살을 빼기 어렵고, 뺀 뒤에는 다시 찌기 쉬운" 만성질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체중 감량 그 이상, 몸 전체에 나타난 변화들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체중계 숫자만 확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종합된 연구들은 체중 감량과 함께 몸 전체에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함께 나타났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 심혈관대사 위험요인 개선: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 심장·혈관 건강과 관련된 여러 지표들이 함께 좋아졌습니다.
- 체성분 변화: 단순히 체중이 아니라 지방량 등 몸을 구성하는 성분 자체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신체 기능과 삶의 질 향상: 일상적인 신체 활동 수행 능력과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지표들도 개선되었습니다.
부작용 측면에서는 위장관계 이상반응(구역,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가장 흔하게 보고되었지만,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병원의 통제된 실험 환경이 아니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이루어진 관찰 연구들에서도,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참가자를 무작위로 나눠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연구 방법입니다)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실험실 속 이상적인 조건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실제 환자들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비만과의 관계, 다른 연구들은 무엇을 말할까요?
이러한 결과가 왜 중요한지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의 관계를 다룬 다른 연구들을 함께 살펴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2형 당뇨병의 발생 기전을 정리한 한 연구(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은 크게 두 가지 문제, 즉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 기능 저하와 인슐린에 대한 몸의 반응성(민감도) 저하가 함께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번 티르제파타이드 연구에서 확인된 효과, 즉 인슐린 분비를 늘리면서 동시에 인슐린 민감도를 높인다는 기전은, 바로 이 두 가지 문제 모두를 함께 공략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다른 연구의 설명과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제2형 당뇨병과 인지기능의 관계를 다룬 또 다른 연구(Acta Medica Indonesia)에서는, 당뇨병이 뇌의 여러 인지 영역 기능 저하 및 뇌 구조 이상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만과 대사 건강을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단순히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전신 건강을 지키는 것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물론 이 두 연구가 티르제파타이드 자체의 효과를 직접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왜 대사 건강 관리가 이렇게 강조되는지에 대한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이 주사는 '평생' 맞아야 하는 걸까요?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주 1회 비만 주사로 살을 빼면 얼마나 빠지고, 끊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 체계적 문헌고찰이 정리한 근거에 따르면, 티르제파타이드는 72주 시점에 평균 약 21%라는 상당하고 지속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체중뿐 아니라 심혈관대사 지표와 삶의 질까지 함께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효과는 치료를 계속 유지할 때 지속되는 것이며, 치료를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서서히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비만 관리가 단기간의 이벤트가 아니라, 꾸준함이 필요한 장기적인 여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연구진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 치료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 심혈관 질환 발생 자체를 실제로 줄이는지, 다른 약물과 비교했을 때의 효과, 그리고 다양한 인구집단에서의 장기 안전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이 글에서 다룬 내용은 어디까지나 연구 결과를 정리한 정보이며, 실제로 체중 관리나 약물 치료를 고려하고 계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본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시길 권해드립니다.
※ 본 글은 Europe PMC(PMCID: PMC13591238) 논문을 근거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