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은 정상인데 왜 의사가 요산까지 같이 보자고 할까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은 정상 범위였는데도 의사가 "요산 수치도 한번 볼까요"라고 한 적, 있으신가요?
"혈당이 정상이면 된 거 아닌가" 싶으실 수 있지만,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연구는 이 질문에 조금 다른 답을 내놓습니다.
중국 하카바이오뱅크(Hakka Biobank)가 성인 8,939명을 분석한 이 연구(Frontiers in Nutrition, 2026)는 '심장-콩팥-대사 증후군(CKM)'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개념에 주목했습니다.
심장병·만성콩팥병·대사이상을 따로따로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관점인데, 이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미 하고 있는 혈액검사 수치만으로 위험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가"를 확인했습니다.
그 핵심 주인공이 바로 'TyG 지수'와 '요산'입니다.
별도 검사 없이 계산되는 숫자, TyG 지수
TyG 지수는 새로 채혈할 필요가 없습니다.
건강검진 때 이미 재는 공복혈당과 중성지방 수치를 계산식에 넣어 뽑아내는 값으로, 인슐린이 얼마나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지(인슐린저항성)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TyG 지수가 1단위 높아질 때마다, 심장·콩팥·대사 문제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진행성 CKM, 3~4단계)일 위험이 약 1.81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참가자 8,939명 중 1,164명, 즉 약 13%가 이미 이 진행 단계에 해당했습니다.
요산은 낮을수록 무조건 좋은 게 아니었다
두 번째 지표인 혈청 요산(SUA)의 결과는 조금 더 흥미롭습니다.
흔히 "요산 수치는 낮을수록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위험도가 일직선으로 증가하지 않고 특정 구간부터 급격히 꺾여 올라가는 'J자형' 곡선을 그렸습니다.
즉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요산 수치가 조금만 올라가도 위험이 가파르게 커진다는 뜻이며, 이런 경향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수치로 보면 요산이 표준편차 1단위 높아질 때마다 위험이 약 1.38배 증가했습니다.
두 지표가 동시에 나쁘면, 위험은 산술적으로 더해지지 않는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두 지표가 동시에 나쁜 경우입니다.
TyG 지수도 높고 요산 수치도 기준치를 넘는 고요산혈증까지 함께 있는 사람은, 진행성 CKM 위험이 약 3.01배로 뛰었습니다.
각각 따로 볼 때보다 훨씬 큰 폭입니다.
연구진이 두 지표를 함께 활용해 예측 모델을 만들어 본 결과, 진행성 CKM을 가려내는 정확도(AUC)가 0.797에서 0.816으로 개선됐고, 이 조합의 효과 역시 여성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무엇을 확인해보면 좋을까
이 결과를 접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새로운 검사를 예약하는 게 아니라, 이미 받아 둔 건강검진 결과지를 다시 펼쳐보는 것입니다.
공복혈당, 중성지방, 요산 수치가 각각 어디쯤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폐경 전후 여성이라면 이 지표들의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시사점이므로, 정기 검진 때 이 항목들을 챙겨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측면에서는 과당·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두 지표 모두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참가자들을 한 번에 조사한 '단면 연구'로, "TyG나 요산이 높아서 CKM이 생겼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며 후속 연구를 통한 검증이 더 필요하다고 연구진 스스로도 밝히고 있습니다.
수치가 다소 높게 나왔다고 해서 스스로 진단하거나 치료 방향을 정하지 마시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평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Europe PMC(PMCID: PMC13582521) 논문을 근거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나 검사 수치가 걱정되신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